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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에 관련된 글

영화, 해리 포터를 수퍼 히어로로 보기

 

수퍼 마법사(Super Magician)의 복귀(Return)”

: 수퍼 히어로 신화(Super Hero Myth)로 해석한 해리 포터’(Harry Potter)의 신화

 

제출자: 박 인 기

 

목 차

 

I. 들어가는 말: 해리 포터 영화 속에서 위장된 신화를 읽어내기

II. 수퍼 마법사의 복귀: 되살아난 수퍼 히어로의 신화

1. 해리 포터 현상: 수퍼 마법사의 복귀

2. 영웅신화 또는 수퍼 히어로 신화?

 

III. 수퍼 히어로 신화로 해리 포터를 읽어가기: 일곱 가지 특징을 중심으로

IV. 메시아적인 성격의 수퍼 히어로: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과 묵시론적인 전쟁

1.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 ‘비범함에서 평범함으로

2. 묵시론적인 전쟁: 해리 포터 VS 볼드모트

 

V. 맺음말

 

참고문헌

 

 

 

 

I. 들어가는 말: 해리 포터 영화 속에서 위장된 신화를 읽어내기

      인간을 정의하는 용어 중에, ‘종교적 인간’(Homo Religiosus)라는 개념어가 있다. 라틴어 단어의 진술 그대로 인간은 태생적으로 매우 종교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인간의 삶에서 종교는 직립보행을 시작하게 되면서 얻게 된 공간의 개념만큼 오래 된 삶의 해석방식 중에 하나였다. 즉 인간은 자신을 자각하기 시작하면서 삶을 성화하고, 의미화 하기 위한 종교적인 개념과 사고들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인간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종교는 매우 효과적이며 설득력을 확보한 설명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이 과거에 비종교적인 영역이 늘어 난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볼 때에 자신들이 깊이 있게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그래도 여전히 많은 종교적인 요소와 신화들을 기억하며 간직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서의 전면에서 드러난 신화적 삶이 아닌 전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종교적인 것들은 현대의 삶과 문화 속으로 침잠되어 있다고 언명할 수 있다. 그것을 우리는 잔존과 위장이라는 단어를 통해 풀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종교학자 엘리아데는 매스미디어가 대중에게 부과하는 영상과 행위 형태의 신화적 구조 분명히존재하고 있으며, 특히 수퍼맨은...글자 그대로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영웅의 겸허한 위장은 널리 알려진 신화적 주제의 부활이라고 진술한다. 즉 신화는 현대의 코믹북스나 영화, 매스미디어 속에서 살아 있는 신화로 잔존되어, 그것이 잘 위장되어져있으며 현대인의 감추어진 동경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여전히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에 우리가 쉽게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다양한 요소와 형태로 시원의 복귀를 꿈꾸게 하는 신화로 현대의 일상 속에 깊게 잔존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신화는 다양한 변용을 통해서 현대인의 삶에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지속되어지고 있다. 그래서 현대 문화를 해석하는 방법에서 신화를 찾아내는 것은 종교적인 것과도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글은 현대 문화 중에 하나인 영화를 속에서 숨겨진 신화적인 구조를 읽어 내려고 한다. 그 숨겨진 코드인 수퍼 히어로 신화를 분석하여 영화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신화적인 요소들을 해독해내는 작업이 되었으면 한다.

 

    헐리웃’(Hollywood)으로 대변되는 미국적인 영상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수용, 소비되어지고 있다. 최근에 그 첨단 유행의 중심에 수퍼 히어로의 신화가 자리 잡고 있다. 코믹북스 버전과 헐리웃이 양산한 수퍼 히어로 장르는 일본의 망가(manga)와 애니메이션, 미술과 같은 예술계에서도 널리 수용되고 있다. 이렇듯 수퍼 히어로로 재창조된 미국적인 신화적 구조와 언어는 다른 여타의 다른 문화권에서 많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언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감성적이며 실제적인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공통적은 기반은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다른 문화를 넘나들 수 있는 문화적인 공통의 기반의 토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웬디 도니거(Wendy Doniger)는 그것을 이야기’(story)의 힘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누구나 이야기 속에 살아가며 동시에 이야기를 후대에 전수한다. 그만큼 이야기는 언제나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여 왔다. 물론 여기에서 이야기란 단순히 신적인 존재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신화, 전승, 역사, 영화들이 담아내고 있는 신화(myths)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신화(myth)는 모두 이야기라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역으로 모든 이야기가 신화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야기가 신화가 되기 위해서는 신화적 요소들과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근에 개봉되어 언론을 통해 해리 포터 현상’(Harry Potter Phenomenon)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가 있다. 잘 만들어진 영화이며, 이야기를 풀어 갈 줄 아는 영화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해리 포터를 주목하려고 하려는 이유는 해리 포터 영화 속에서 어떠한 수퍼 히어로적 요소들이 있는가를 묻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곱 가지 특징을 제시하고, 그것과 유사성을 따져 보고자 한다. 그 후에 수퍼 히어로라는 신화로 해리 포터를 다시 읽어 가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물론 장르적 구분 때문에 이견이 있을 줄 안다. 그래서 왜 그렇게 읽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 먼저 논구한 다음, 수퍼 히어로적 요소들이 어떻게 해리 포터 영화 속에 내재되어 있는지 살펴 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리 포터 영화가 제시하는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묵시론적인 전쟁이 갖고 있는 함의도 물어 보려고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는 신화적 코드로 자리 잡은 수퍼 히어로의 요소들을 해리 포터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것이 어떤 의미를 우리에게 주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것이다.

         글을 시작하면서 분명히 해둘 것이 있는데, 여기에서 해리 포터의 신화적 해석을 위해 사용된 기본 텍스트는 책으로 엮어진 것이 아니라 영화에 한정된 것임을 밝혀 둔다. 영화로 한정을 짓는 것은 소설과 영화를 넘나들면서 오는 장르적 혼돈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제일차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동시에 수퍼 히어로의 신화가 만화인 코믹북스(comic)에서 점차 블록버스터 영화(blockbuster)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만들어지는 헐리웃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수퍼 히어로의 플롯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차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린 호넷(the Green Hornet, 2011), 그린 랜턴(Green Lantern, 2011), 엑스맨(X-Men: First Class ,2011), 배트맨 시리즈(the Dark Knight Rises, 2011), 토르(Thor, 2011),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2011) 등등 셀 수 없는 수퍼 히어로물의 영화들이 블록버스트급 영화로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수퍼 히어로 신화의 연장선상에서 해리 포터를 다룰 것이다.

 

 

II. 수퍼 마법사의 복귀: 되살아난 수퍼 히어로의 신화

1. 해리 포터 현상: 수퍼 마법사의 복귀

        최근에 상영된 영화들 중에서 가장 많은 시리즈를 양산하며, 일종의 문화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은 판타지 소설이며 또한 시리즈로 영화화된 것이 있다. 바로 해리 포터’(Harry Potter) 시리즈가 그것이다. 가히 해리 포터 현상’(Harry Potter Phenomenon)이라 할 만큼 폭발적이며 폭넓은 반응을 얻었다. 소설이 발간되었을 때에, 책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했으며, 영화화 되었을 때엔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객을 극장 앞에서 티켓을 구하기 위해 아우성이었다. 이렇게 해리 포터가 많은 관심을 얻은 데에는 대중들이 좋아 할 수 있는 문화적 코드를 제대로 읽어 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해리 포터의 이야기(story)는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문화적인 요소 중에 중요한 것이 신화의 재해석이었으며, 특히 수퍼 히어로적 신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필자는 해리 포터를 주목 한다. 수퍼 히어로 신화의 신화적 코드가 사람들의 신화적 감성을 되살려 냈기 때문에 이런 해리 포터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저력을 갖게 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해리 포터를 수퍼 히어로 신화적 코드로 읽어 내는 것과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작업이 우리에게 요구되어지고 있다.

         고대 사회 이후부터 인류는 마법사의 존재를 경험해 왔다. 특히 중세 이전, 즉 기독교가 유럽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위하기 이전까지 마법사는 사회공동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세 이후, 마녀사냥이 시작되면서 마법(Witchcraft)은 사악한 것이며, 제거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근대 사회 이후에는 마법은 비이성적이며, 비합리적인 미신으로 여겨지면서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기까지도 했다. 통속적으로 볼 때에 마법사는 속임수를 쓰는 존재이며, 무엇인가 사악한 일을 꾸미는 악의 화신으로 쉽게 보였던 것이다. 마치 만화 속의 스머프 마을(Smurf village)에서 스머프들을 괴롭히며 이용하려고 하는 사악한 주술사 가가멜(Gargamel)과 같이 좋지 못한 일을 꾸미는 악당으로, 아니면 백설 공주에서와 같이 악의 화신인 마녀로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아더 왕(King Arthur)의 전설 속의 마법사 멀린(Merlin)처럼 주인공을 돕는 선하며 지혜를 가진 인물로 기억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는 그다지 흔한 경우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드문 일이었다.

알려졌다시피, 중세 시대에 마법이라는 것은 주도권을 잡은 기독교에 의해 이방 종교적인 요소로 부인되었으며, 좋지 않은 대상으로 개념화 되어 우리의 뇌리 속에 그렇게 자리 잡았다. 사실 기독교의 성서는 마법을 자체의 실재성과 효과를 부인한 적은 없었는데, 마법을 부인한 것은 주술이나 마법이 이방신(pagan gods)을 섬기면서 오는 오컬트적인 힘(occult powers)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마법은 이방신에 대한 제의를 통해서 얻어지는 힘이며, 제의적 행위의 결과로 여겼다. 그래서 중세의 기독교는 이방 종교나 제의를 막는 차원에서 마법을 금지했고, 탄압했다. 즉 중세 시대에는 합리성이나 이성이라는 추론적 사고에 의해서 마법을 부정적인 요소로 본 것이 아니라 타종교에 대한 제의와 관련된 것으로 보았기에 금했던 것이다. 그리고 일정 부분 마법이 보여주는 힘을 인정했기 때문에도 그랬을 것이다. 근대 이후에는 종교, 마법 그리고 과학의 영역으로 각각 나뉘게 되면서, 과학적인 세계관이 주도권을 갖게 되면서 경험의 과학인 마법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타자화 시켰다. 이렇듯 중세 이후의 마법에 대한 인식과 대우는 근대에 이르기까지 그다지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에서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면모의 마법사가 등장했다. 그로 인해 마법에 대한 평가도 마법사 못지않게 관대하며 긍정적인 존재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마법사(sorcerer) 해리 포터(Harry Potter) 때문이었다. 해리 포터의 세계 속에서는 마법은 좋은 것이며, 마법사는 마법의 세계뿐만 아니라 마법을 모르는 속세 사람인 머글’(Muggle)의 세상마저 구원해주는 메시아적 영웅으로 재등장한다. 이 영웅은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마법이라는 단어가 낯선 단어나 개념이 아니라 친숙한 것으로 받아 들여 지도록 기여를 했다. 그의 영화 세계 속에서 해리 포터는 두 개의 공간을 살아가고 있다. 하나는 현실의 세계이며, 또 다른 하나는 마법의 세계인 호그와트라는 공간이다. 현실 세계의 사람들은 마법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으며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반면에 마법의 세계는 마법을 가진 자들의 세계이며, 동시에 현실 세계와도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볼드모트(Voldemort)는 악한 역시 마법사이며 악의 세력을 대표한다. 그런 면에서 마법은 볼드모트에게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충분히 인식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해리 포터도 역시 마법사이며 악마 볼드모트의 공격으로부터 마법학교인 호그와트(Hogwart)와 현실 세계를 구하는 전형적인 선한 존재를 대표한다.

게다가 해리 포터는 새로운 마법세계의 질서의 구원과 재건설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메시아적인 마법사이기도 하다. 마법은 머글들의 세상으로 대변되는 현실의 세계에서는 잊혀진 것이지만, 마법의 세계에서는 실존하는 하나의 엄연한 현실이며 힘(power)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현실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며, 비현실의 마법의 세계가 더 현실적인 세계로 등장한다. 왜냐하면 현실 세계의 사람들은 마법이라는 진정한 가치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이렇듯 현실과 비현실이 역전될 뿐만 아니라 그 경계조차 모호해진다. 그 모호함을 통해 마법은 적어도 영화를 통해 잊혀진 것도 아니며 부정적인 것도 아닌, 매우 긍정적 힘으로 상징되어진다. 물론 일부 기독교계에서는 해리 포터를 소위 물병자리 시대’(age of aquarius)를 주장하는 뉴에지 무브먼트’(New Age movement)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적어도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금단의 문을 열어젖히는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해리 포터 현상이라고 할 만큼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해리 포터는 이 시대의 문화적 현상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런 견지에서 본다면, 해리 포터적인 신화적 세계의 복귀 함께 마법은 이제 더 이상 부정적인 인식의 도구가 아니라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흥미롭게도 해리 포터가 세우고자 했던 마법적 세계의 회복이 현실 사회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2. 영웅신화 또는 수퍼 히어로 신화?

       그렇다면 해리 포터는 단순한 영웅적 존재일 따름인가 아니면 그 배후에 더 숨겨진 신화적 코드는 없는 것일까? 적어도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해리 포터는 단순한 영웅’(hero)이라고만 정의하고 만다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해리 포터는 영웅신화의 기본적인 구조와 일치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영웅신화의 가장 기본적인 통과제의’(the rite of passage)의 구조인 분리(separation)-전이(transition or liminality)-재통합(reintegration)’의 기본 골격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구조처럼 해리 포터는 자신을 길러주었던(이모는 계모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해리 포터를 무척 괴롭혔다) 이모 페투니아( Petunia Dursley)의 집을 떠나 호그와트의 마법 학교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련을 통해 성숙되어지고 악의 세력인 볼트모어 일당과의 일전에서 이긴다. 이 싸움의 승리를 통해 해리 포터는 과거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재통합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여기까지만 볼 때에 해리 포터는 전형적인 영웅신화의 전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영웅의 고대적인 전형은 길가메시(Gilgamesh)의 신화를 통해 쉽게 발견되어 진다. 길가메시가 유년기인 단계로 그가 머물던 현실 세계인 우룩을 떠나 모험을 시작하는 단계, 그리고 위험과 모험의 단계인 리멘, 즉 우트나피쉬팀을 만나기 위해 산 자와 죽은 자의 중간 단계로 들어간다. 마침내 그는 성인이 되어 지혜롭고 성숙한 인간이 되어 자신의 세계로 다시 돌아온다. 즉 길가메시는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신화의 세계를 오가면서 영웅의 서사적 모습을 보여준 것처럼 해리 포터가 현실세계의 공간인 런던과 마법의 세계인 호그와트를 여행하는 신화적인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영웅신화가 아닌 수퍼 히어로 신화로 해리 포터를 다시 재해석해야 할 근거는 무엇일까? 알다시피, 거의 모든 영화의 주인공들은 대체적으로 영웅신화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즉 해리 포터를 영웅신화로 분석하는 일은 새로운 해석도 아니려니와 해리 포터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잃게 한다. 오르페자(B. J. Opropeza)와 함께 수퍼 히어로에 관한 글을 쓴 레오 파티블(Leo Partible)공식적으로 해리 포터를 수퍼 히어로로 분류되도록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이 젊은 마법사는 수퍼 히어로의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해리 포터의 작가인 조엔 롤링(Joan Rowling)은 성서 문학적이고 예수의 인성에 나타나는 현대 수퍼 히어로 신화의 공통의 원형(common archtype)을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지금 시대의 거의 대부분의 서구적 수퍼 히어로 신화는 성서 속의 인물이나 신화 속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차용하고 있음을 또한 우리에게 상시시켜 준다. 이것은 비단 그의 주장만은 아니다.

        수퍼 히어로의 전형으로 알려진 수퍼맨(Superman)모세나 예수와 같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세속적인 미국의 메시아라고 레오 다니엘(Leo Daniel)은 언급한다. 특히 수퍼맨은 모세와 같은 측면이 많이 강조되는데, 그의 기원(origin)에서 나타나듯이 자신의 행성이 파괴될 때에 모세가 나일강(the Nile river)에 내던져졌던 것처럼 수퍼맨도 우주선에 태워서 버려지는 비슷한 측면이 있는 일종의 유기를 당한다. 해리 포터의 수퍼 히어로의 신화적 성격은 많은 부분 기독교 성서적인 신화를 이래저래 차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다니엘, 예수와 같은 기독교 성서 속의 수퍼 히어로적 요소들을 두루 갖춘 인물들은 해리 포터와 이미지와 겹치는 구석이 많이 있다. 특히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해리 포터의 메시아적인 역할은 기독교적인 신화를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쪽에서는 아예 성서 속에 예수와 동일시하여 해석하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신화 세계는 성서 속의 신화적 인물들과 많은 부분 중첩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해리 포터의 세계가 현실이 아니라 마법의 세계라는 점을 들어 수퍼 히어로적 성격을 부여 하는 것을 주저하며, 반대의 입장을 표하기도 한다. 마법을 통해 초능력적인 힘을 쓰는 것과 마법의 세계라는 비현실성이 그를 수퍼 히어로 신화로 분류하는 것에 걸림돌이 되어야만 할까? 오랫동안 수퍼 히어로물에 관한 컨설턴트, 잡지, 관련 서적을 써왔던 대니 핑커로트(Danny Fineroth)는 다음과 같은 것을 지적한다. ‘수퍼 히어로는 판타지적인 힘(fantastic power)을 가진 개인인데, 이것은 과학이나 마법에 근거한 힘이며, 그가 수행하는 전쟁(battle)에서도 자신이 획득한 진보된 과학기술이나 마법과 같은 것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특히 대표적인 수퍼 히어로물인 영화 토르(Thor, 2011)를 들 수 있는데, 그는 천공의 신(sky god)이며 초인적인 힘의 근원은 마법과 관련된 것이다. 즉 마법을 통해 힘을 행사한다고 해서 우리는 해리 포터를 수퍼 히어로로 분류할 수 없다는 준거가 될 수 없다. 마법의 세계의 문제도 그렇다. 해리 포터가 사는 세계는 현실과 마법의 공간인 호그와트이며, 물론 그가 지키려는 공간 역시 그곳이긴 하다.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는 판타지이면서 동시에 영웅신화로 풀어 갈 수 있는 영화이다. 주인공인 도로시(Dorthy)는 그녀가 살던 현실 세계인 켄터키(Kentucky) 아닌 오즈(Oz)라는 마법 세계에서 모험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들을 해결하고, 결국 위험을 이기고 자신의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렇다면 마법 세계의 일들로 인해 오즈의 주인공 도로시는 영웅신화로 풀어 낼 수 없는 것일까? 이렇게 이중적인 공간, 현실과 마법세계, 켄터키와 오즈의 구분이 오즈의 마법사를 영웅신화로 구분할 수 없게 만들지는 못한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주인공인 마법을 쓴다는 것이나 마법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실 세계의 영웅인 수퍼 히어로일 수 없다는 주장은 분명히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논의 초점은 영화에서 나타나는 캐릭터가 수퍼 히어로가 지닌 성격이나 특성을 얼마나 드러내느냐에 달린 것이지 결코 마법의 문제나 비현실적인 마법 세계라는 수단과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여기에서 꼭 밝혀 두고 싶은 것이 하나있다. 이 글은 결코 문학적 장르 문제를 다루는 논문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다. 즉 애초에 해리 포터의 장르가 판타지나 수퍼 히어로물이냐 하는 구분을 여기에서는 중요하게 다루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해리 포터라는 인물의 성격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해리 포터의 수퍼 히어로 신화적 코드를 읽어 가려는 것에 이 글을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더불어 수퍼 히어로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중요한 개념들인데,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의 열망’(angst for a paradise lost)묵시적인 전쟁’(the apocalyptic battle)이라는 주제들을 들여다보면 해리 포터의 수퍼 히어로적 성격이 더 명확해 질 수 있다. 대다수의 수퍼 히어로들은 낙원의 회복을 존재 목적이면서 자신들에게 부여된 사명으로 인식한다. 또한 낙원의 회복을 위해서 종말론적 또는 묵시론적인 전쟁을 수행한다. 시원적 세계의 회복과 우주적인 전쟁이라는 주제 속에는 메시아사상이 담겨져 있다. 대부분의 서구 수퍼 히어로들은 이런 메시아적인 수퍼 히어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주제들에 대해서는 뒤에 한 장을 구성해서 더 깊게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III. 수퍼 히어로 신화로 해리 포터를 읽어가기: 일곱 가지 특징을 중심으로

           수퍼 히어로 신화의 가족상사성’(family resemblances)에 대해서는 오르페자(B. J. Oropeza)의 정리가 가장 유용한데, 그는 다음과 같이 일곱 가지 특징들을 열거하고 있다. 1) 모든 수퍼 영웅은 초자연적인 수퍼 파워’(super power)를 갖는다. 2) 수퍼 영웅은 우연히, 또는 우연한 사고에 의해서 그러한 힘을 얻게 된다. 3) 자신의 정체성의 변화나 전이(transformation)를 나타나기 위해서 특정한 의복을 입는다. 4) 현재 수퍼 영웅의 부모가 없거나 부모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다. 5) 수퍼 영웅이 되기 위해서 생애 속에서 아주 큰 비극을 겪는다. 6) (law)의 준수와는 거리가 있으나 자기 나름의 정의(justice)를 실현해 간다. 7) 구세주의 능력, 신과 같은 힘, 귀한 신분적 기원과 같은 신-인간 신화화의 언어들이 수퍼 영웅신화 속에서는 복합적으로 섞여져 있다. 이것은 일종의 가족상사성(family resemblance)라고 말하면서 꼭 일곱 가지가 모두 일치하지 않더라도 대체적으로 이와 같은 특성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일곱 가지의 특징들에서 나타나는 수퍼 히어로의 유사성이 해리 포터 그대로 나타나고 있을까? 특징들을 하나하나 살펴 가면서 들어맞고 있는지를 따져 보도록 하자.

            첫째, 수퍼 히어로는 대단한 수퍼 파워를 가지고 있다. 수퍼 히어로의 전형인 수퍼맨(Superman)처럼 해리 포터 역시 태어 날 때부터 이미 신적인 능력(divine power)을 가진 존재였다. 수퍼맨이 육체의 한계를 뛰어 넘는 초능력을 가졌다면 해리 포터는 수퍼 파워로 마법적인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는 1981731일 태어났는데, 그로부터 1년 후에 19821031일 큰 사건이 일어난다. 자신을 죽이려는 어둠의 왕(Dark Lord)인 볼드모트의 저주(curse)를 받아 생명을 잃을 뻔 했으나 그의 어머니가 쳐 놓은 보호막 때문에 포터는 생존하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오히려 볼드모트가 육신이 소멸하고 몰락에 하기에 이른다. 사실 마법 세계 안에서는 이미 해리 포터와 그의 부모님(James Potter and Lily Potter)에 관련된 운명이 예언되어져 있었다. 그 예언에 따라 볼드모트와의 전투 과정에서 포터는 그의 부모님을 모두를 잃게 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생득적으로 갖고 있었던 마법의 힘 때문에 생명을 잃지 않게 되고 단지 이마에 번개 모양의 흉터(scar)만을 얻게 되었다. 이 사건은 해리 포터가 태어날 때부터 수퍼 파워를 가지고 있었음을 잘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둘째, 많은 수퍼 히어로들은 우연한 기회에 과학적인 실수나 마법적인 힘에 의해서 엄청난 수퍼 파워를 갖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파이더맨(Spider-Man)일 것이다. 그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과학 실험실에서 탈출한 거미를 통해 초능력, 즉 수퍼 파워를 획득하게 되었다. 스파이더맨은 과학적인 불행을 통해서 온 초능력을 부여 받지 못했으면 그냥 인간일 따름이었다. 해리 포터의 경우 그가 가지고 있던 수퍼 파워가 배가되는 계기가 있었다. 볼드모트의 저주를 받았지만 살아 날 수 있었던 그 우연한 사건을 통해 이마에 번개흉터를 남게 되었지만, 이것으로 인해 나중에 볼드모트와 대적하여 싸워서 이길 수 있었던 힘(power)을 얻게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셋째, 수퍼 히어로들은 특별한 복장(costumes)을 입는데, 대부분 자신의 정체성의 변화(change)와 전환(transformation)에 관련되어져 있다. 배트맨(Batman)의 경우 인공보철형의 복식을 입음으로써 일반인에서 수퍼 히어로의 정체성인 숨겨진 정체성(secret identity)으로의 전이를 이룬다. 즉 배트맨 복장을 할 때에 수퍼 히어로의 힘과 정체성을 보여주는데, 배트맨의 경우는 복장을 입지 않는다면 전혀 능력을 발휘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수퍼 히어로의 면모를 보여 줄 수 없다. 복장의 갈아입음은 그의 정체성을 바꾸어 주는 계기이면서 동시에 수퍼 파워를 갖게 하는 수단인 것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경우, 의복이나 복장을 바꾸어 입는 행위는 신화 속에서는 물론이고 수퍼 히어로 신화 속에서도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하는 중요한 신화적 장치가 되어준다. 그래서 소위 이중정체성’(dual identity)을 캐릭터가 가질 수 있는 중요한 변환의 장치가 되어 준다. 해리 포터에서는 다른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 역시 복장을 바꾸어 입는다. 머글들의 세상에서는 해리는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면, 호그와트라는 마법의 공간, 마법학교에서만 마법사의 복장을 입는다. 그리고 해리 포터의 마법사 복장은 켈트신화에 바탕을 둔 드루이드교(Druidism)의 사제 복장이었다. 이러한 복장의 변화는 해리 포터의 정체성, 마법사임을 나타내주는 중요한 신화적 장치가 된다.

         넷째, 수퍼 히어로들은 대체적으로 부모가 애초에 없는 고아(orphan)이거나, 현재에 부모가 없는 존재들이다. 배트맨의 부모는 그가 어릴 적에 죽었으며, 스파이더맨 역시 부모가 없이 삼촌의 손에서 길러졌고, 수퍼맨 역시 친부모의 행성에서 유랑하여 지구에 떨어진 천애의 고아이다. 이와 같은 부모의 부재는 수퍼 히어로들의 심리적인 갈등과 부담을 가중시키는 도구가 된다. 수퍼 히어로들 역시 이렇게 내면은 가장 인간적인 고뇌가 있으면서 그것을 극복해 가면서 세계를 구원하는 일종의 책무를 부여 받게 된다. 그러므로 수퍼 히어로들은 끊임없이 부모의 부재로 인한 심리적 갈등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해리 포터는 매우 어린 시절 볼드모트의 어둠의 마법을 통해 부모님을 잃었다. 그의 이런 비극의 경험은 어린 시절 마법 세계로부터 멀어지려고 하는 의식적인 행동을 갖게 했었지만, 동시에 마법사의 세계에 입문한 후에는 부모의 과거의 행적들을 찾아 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해준다.

        다섯째, 수퍼 히어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게 하는 거대한 슬픔이나 도전, 또는 책임감을 경험한 후에 진정한 수퍼 히어로의 길을 걷게 된다.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삼촌이 자기의 순간적인 무책임함으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는 경험을 한 후, 자신에게 맡겨진 책무를 통감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해리 포터 역시 자신이 친아버지처럼 따랐던 시리우스(Sirius)와 자신의 진정한 후원자였으며 보호자였던 덤블도어(Professor Dumbledore)의 죽음 이후에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commission)을 수행하게 된다.

          여섯째, 수퍼 히어로는 대부분 법적 지위를 가진 권위적 체제(law authorities)들과는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법의 준수가 아닌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justice)를 수행하는 것을 주어진 사명으로 알고 있다. 배트맨, 스파이더맨, 수퍼맨 모두 법을 준수하고 체제를 지켜내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해리 포터는 마법 세계의 체제 수호에 관심이 있는 마법사가 아니다. 그는 법적 질서를 수호하는 마법부와 끊임없이 충돌하며, 심지어 마법학교인 호그와트의 법규나 질서를 지키려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러한 포터의 성격은 자신이 재구성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그것들을 무시하기도 하고 때론 대립각을 세우기도 한다. 그는 권위적인 체계나 법적 질서로 대변되는 오래된 질서를 수호하기 보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규율이나 질서를 깨뜨리는 것에 대해 포터는 전혀 구애를 받지 않는다.

          일곱째, 수퍼 히어로 신화는 신-인간의 신화가 서로 혼재된 신화를 갖고 있다. 그들은 아주 고귀한 신분을 갖고 있거나, 신과 같은 권능을 지녔거나, 구원자의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토르(Thor)는 그의 아버지인 오딘(Odin)이라는 신의 아들로 신분 자체가 천둥의 신이다. 그는 겸손을 배워야 한다는 오딘의 뜻을 따라 기억이 지워지고 지상으로 추방당했다. 수퍼 히어로들은 고귀한 신분을 가진 가문의 자녀이거나 신을 부모로 두고 있는 존재들이다. 마찬가지로 해리 포터 역시 마법사로는 악의 화신인 볼드모트와 대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 난 번개흉터는 어릴 적에 이미 볼드모트를 물리친 신적 능력의 소유자임을 밝혀 주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그의 이마의 흉터를 보고 자연스럽게 포터를 영웅으로 인식하게 되고 덕분에 그는 구별된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이미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해리 포터는 일곱 가지의 신화적 요소들이 잘 들어맞는 수퍼 히어로적인 요소가 많은 영웅신화이다. 그러나 단순히 영웅신화로만 해리 포터를 읽어 간다면 내재적으로 위장된 신화적 코드들을 쉽게 간과하게 된다. 영화 속의 해리 포터의 캐릭터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수퍼 히어로 신화라는 렌즈를 통해 투영해 보았을 때에만, 영화의 속에 내재된 신화적 내용의 참된 면모를 발견하게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수퍼 히어로적인 신화의 주인공인 해리 포터가 목적으로 삼고자 했던 것들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수퍼 히어로들이 잃어버린 낙원을 회복하기 위해 메시아적인 책무를 수행하는데 그렇다면 해리 포터는 무엇을 자신의 이상향 또는 시원적 시간으로의 복귀라고 여겼던 것일까?

 

 

IV. 메시아적인 성격의 수퍼 히어로: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과 묵시론적인 전쟁

1.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 ‘비범함에서 평범함으로

        신화 속에서 영웅들은 잃어버린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서 모험에 나서는 존재들이다. 길가메시 신화가 그러했고, 헤라클레스(Hercules) 역시 길가메시처럼 찾음을 위한 여행에 나선다. 이러한 여행의 동기는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다시금 회복시키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임무의 수행이며, 동시에 신화적 여행의 구조 자체는 통과의례라는 서사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퍼 히어로 신화에서도 중요한 모티브는 회복된 낙원’(restored paradise)이라는 주제이다. 영웅은 잃어버린 낙원을 회복하기 위해서 자신이 갖고 힘을 사용한다. 영웅신화의 모험구조처럼 수퍼 히어로의 서사적인 구조 역시 분리, 변이, 통합의 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서사적인 모험을 시작하는 데에는 잃어버린 낙원을 회복하고픈 기대와 욕망이라는 동기가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코믹북스나 헐리웃 영화 속에서 제시되는 낙원이라는 것은 결코 유토피아적인 것이 아닌 매우 현실적인 것들을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 근저에는 낙원의 열망’(yearning for Paradise)이라는 분명한 신화적인 동기들이 숨겨져 있다. 또한 잃어버린 낙원을 회복하기 위해서 묵시론적인 전쟁’(the apocalyptic battle)을 수행해야 한다면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수퍼 히어로들은 그것을 감내해낸다. 이렇듯 수퍼 히어로의 존재 목적은 에덴의 회복’(a return to Eden)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살펴보려고 하는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이라는 수퍼 히어로의 임무와 동기 속에는 기독교의 메시아적 성격을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리 포터라는 영웅이 제시하는 이상향은 무엇일까? 과연 그에게 그런 비전(vision)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해리 포터 영화의 시리즈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원동력은 볼드모트의 존재를 점점 깨달아 갈수록 그와 대비되는 해리 포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주변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은 볼드모트의 제자들과는 사뭇 구별된다. 해리 포터의 사람들이 매우 서민적이고 평범하다고 한다면, 이에 반해 볼드모트의 주변 인물들은 매우 엘리트적이며, 순수한 혈통을 자랑하는 귀족적인 집안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해리 포터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론 위즐리(Ron Weasley)는 가난한 집안 배경을 가지고 있다. 또 한 사람의 친구인 헤르미온느(Hermione Granger)는 우등생이지만 부모님 모두가 마법사가 아닌 머글 출신이다. 그뿐만 아니라 몸집이 큰 아저씨이자 해리 포터의 친구인 해그리드(Rubeus Hagrid)는 마법 학교에서 쫓겨난 인물이다. 그 외에도 주변의 많은 인물들은 비범함이 아닌 평범함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다. 해리 포터 역시 그런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마녀였지만 조부모들은 순수한 마법 혈통이 아닌 머글들이었으며, 그들은 마법 능력조차도 갖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볼 때에 포터의 집안은 결코 순수한 마법 혈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반면에 악한 존재인 볼드모트 주변에는 마법부의 수장에서부터 호그와트의 교수에 이르기까지 부르주아적이며 엘리트적 성격을 가진 자들이 포진되어 있다. 특히 해리 포터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드레이코 말포이(Draco Malfoy)는 좋은 귀족집안 출신이며, 그의 아버지 루시우스 말포이(Rucius Malfoy) 마법부에서 높은 위치에 있었다. 게다가 볼드모트 자신이 뛰어난 호그와트의 우등생이었으며, 엘리트적인 지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즉 볼드모트로 대변되는 악의 세력들은 서민적인 해리 포터의 사람들과는 대척점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법학교 호그와트에서 볼드모트를 부활시켜 그곳을 지배하고 자신들의 가치관을 심으려고 했다. 그렇다면 해리 포터가 건설하고자 했던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은 볼드모트가 세우려고 했던 세계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서있는 것들이었다. 여기 영화 속에서는 전복적인 역전이 일어난다. 즉 혈통적으로나 주변 환경을 통해 얻어진 비범한 사람들에 의한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를 낙원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현대인들은 과거와 비교에서 부의 양극화로 인하여 고통을 받고 있다. 미국적인 자본주의의 발전 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축적된 부의 균등한 분배가 부의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사회적 소외감을 겪고 있다. 또한 과거 사회에 비해 계층적 이동이 용이하지 않는 일종의 계층화된 사회를 목도하고 있다. 해리 포터로 대변될 수 있는 수퍼 히어로적 성격의 영웅이 제시하는 낙원이 소수의 엘리티즘(elitism)이라고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포터는 서민의, 서민에 의한(포터 자신도 수퍼 히어로적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서민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서민을 위한 잃어버린 낙원을 제시하는 것이 더 많은 지지와 동의를 얻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해리 포터의 낙원은 인간성(humanity)이 회복되어지는 에덴(Eden) 또는 이상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이와 같은 낙원의 회복 모티브는 메시아적인 성격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퍼 히어로의 신화적 내러티브(narrative)가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왔으며, 나름 내재화되어 메시아사상에 근거한 수퍼 히어로적 신화로 재생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묵시론적인 전쟁: 해리 포터 VS 볼드모트

          선(good)과 악(evil)로 대칭되는 이원론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문학적 표현 양식을 묵시문학’(apocalypse)이라고 한다. 또한 묵시문학을 잘 반영한 세계관을 묵시론적 (apocalyptic) 세계관 또는 종말론(eschatology)이라고 지칭한다. 묵시론적 세계관에서는 옛 시대(old age)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new age)가 도래한다고 설파한다. 그리고 이런 묵시론적 사상이 잘 반영된 성서가 바로 요한계시록이다. 요한계시록에는 선과 악의 묵시론적인 전쟁(apocalyptic battle)이 잘 표현되어져 있는데, 악한 세력으로 그려진 적그리스도와 구원자인 그리스도와의 우주적 전투가 벌어지게 되고 최후의 승리자는 그리스도이며 이후에 새로운 천년왕국이 이루어진다는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묵시론적 사상은 메시아사상과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수퍼 히어로 신화에서도 이러한 모티브는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바로 매트릭스(the Matrix) 시리즈이다. 미래의 어느 지점에서 생겨난 가상의 사회인 매트릭스(the Matrix)에서 주인공인 토마스 앤더슨/네오(Thomas Anderson/Neo)메시아적인 구세주’(the Messianic Savior)를 표상하고 있다. 매트릭스는 속에서 벌어지는 우주적 전쟁은 성서의 묵시론적 세계관을 잘 차용하고 있는데, 이름을 통해 그것이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나타냄을 유추할 수 있다. 예컨대, 여자 주인공의 이름인 트리니티(Trinity)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세 명의 주인공인 네오, 트리니티, 모피어스(Morpheus)는 각각 기독교 신의 삼위일체를 나타내고 있다. 이름뿐만 아니라 그들이 벌이는 최후의 전쟁, 묵시론적 전쟁은 기독교의 묵시사상을 그대로 가져 오고 있다. 선의 상징인 네오와 악의 상징인 스미스 요원(agent Smith)은 묵시론적인 전쟁의 과정에서 죽었던 앤더슨이 다시 살아나 네오가 되면서 결국 스미스 요원을 무찌른다. 매트릭스의 신화적 요소들은 묵시론적 전쟁, 죽음과 부활, 구원 등과 같이 모든 메시아적인 신화적 코드가 고루 반영되어 있다.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의 백미는 바로 볼드모트와의 최후의 결전일 것이다. 최근에 개봉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2, 2011)은 가장 최신작이자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작품이다. 이 마지막 8편의 끝부분에서 선과 악으로 상징되는 두 주인공 벌이는 이분법적인 대결 양상을 보여 주는데, 이 마지막 결전은 소위 묵시론적인 전쟁또는 종말론적인 전쟁으로 해석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는 곳은 마법 세계의 중심인 호그와트이며, 과거의 질서인 볼드모트와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메시아인 해리 포터가 그곳에서 서로 충돌하게 된다. 더욱이 둘의 관계는 중첩되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선과 악의 상징적인 대결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보면 볼드모트는 해리 포터의 부모를 죽인 원수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부해 보이는 권선징악의 구도가 배후에 깔려 있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큰 구도로 보면 이 결투는 단순히 개인적 원한을 푸는 것이 아니라 묵시론적인 전쟁의 의미가 더 도드라지고 있다. 결국 볼드모트는 이 최후의 전쟁에서 패하고, 해리 포터는 이름만 구세주가 아닌 진정한 마법 세계의 메시아로 거듭나게 된다.

          물론 메시아적인 요소 하나만 가지고 수퍼 히어로 신화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서구의 판타지 영화나 수퍼 히어로 영화에서 메시아적 신화적 코드로 수퍼 히어로를 묘사하거나 표현한 부분이 많이 등장한다. 알다시피, 메시아의 기본적인 개념은 선과 악으로 미리 의미 지어진 관념 속에서 구원과 승리를 가져다주는 존재이다. 그리고 최후의 승리 과정에서 메시아는 죽음과 부활과 같은 극적인 단계를 거치는데, 수퍼 히어로들이 보통 신화적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면에서 메시아적 구원과 묵시론적인 전쟁이 수퍼 히어로의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세상을 구원하거나 잃어버린 낙원을 회복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신화적 코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해리 포터를 우리는 묵시론적인 전쟁을 수행하는 수퍼 히어로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V. 맺음말

     전통적으로 마법사는 혐오스러우며 매우 부정적인 존재들로 여겨왔다. 하지만 해리 포터는 그런 전형화된 마법사의 이미지를 철저히 전복시킨다. 오히려 마법사는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존재이며, 영웅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과거의 세계관에 속해 있는 오래된 이미지가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마법사에게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해리 포터에 대해 새로운 마법사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전령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새로운 마법사의 세계와 마법사의 이미지를 우리에게 줄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이해의 공통적인 기반이 이야기들 속에 신화적인 요소들을 가미 시켜 전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력하게 호소할 수 있었던 것은 위장된 수퍼 히어로 신화였기 때문이다. 물론 문학 장르적 구분에 근거한 해석이 아니라 해리 포터 세계 속에 자연스럽게 내재화된 신화적 코드가 그렇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해리 포터는 수퍼 히어로의 일곱 가지 특징들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 수퍼 히어로의 가족유사성이 라고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1)모든 수퍼 히어로는 수퍼 파워(super power)를 갖는다. 2)수퍼 히어로는 그 힘을 우연히, 또는 사고에 통해서 얻게 된다. 3)자신의 정체성의 변화나 전이(transformation)를 위해 나타나기 위해 특정한 복장을 갖춰 입는다. 4)부모가 없는 고아이거나 현재의 삶에서 부모에 대한 언급이 아예 빠져 있다. 5)수퍼 히어로가 되기 위해서 큰 비극을 겪는다. 6)(law)의 준수와는 거리가 있으나 나름의 정의(justice)를 실현한다. 7)구세주의 능력, 신과 같은 힘, 귀한 신분적 기원과 같은 신-인간 신화화의 언어들이 복합적으로 섞여져 있다. 해리 포터 속에 내재화된 신화의 분석을 통해 일곱 가지 특질이 드러나는 것을 우리는 살펴 볼 수 있었다. 그러한 분석 아래 그가 분명히 수퍼 히어로적 신화소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었다.

    또한 해리 포터는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묵시론적인 전쟁을 수행하는 소위 메시아적인 수퍼 히어로의 모습도 가지고 있다. 잃어버린 이상향의 회복은 수퍼 히어로가 제시하는 새로운 비전인 동시에 시원적 세계로의 복귀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가 수행하는 묵시론적인 전쟁을 통해 과거의 무질서와 악의 세력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와 선으로 정의되는 새로운 우주적인 질서가 회복되어 진다. 해리 포터 이 위대한 사명을 감당하는 당당한 수퍼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그의 신화적 성격들은 기독교에 근거한 메시아적인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논구했다시피, 서구 사회에서 메시아사상은 수퍼 히어로의 한 전형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이상과 같은 검토들을 통해 우리는 해리 포터 영화가 수퍼 히어로적인 신화적 코드를 가진 현대 문화 속에 숨겨진 신화이며, 위장된 수퍼 히어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해리 포터는 수퍼 마법사로 우리 시대의 신화적 아이콘으로 화려한 복귀를 한 수퍼 히어로의 얼굴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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