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창의성의 시대이다. 창의적인 리더들에 의해서 기업과 조직들이 움직여지고 있다. 그래서 ‘인재경영’이라는 말은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사람들을 발굴하여 혁신적인 바람을 조직 속에 불어 넣을 것인가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창의성은 현대 사회의 화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창의적인 인재라는 단어가 ‘괴짜’라는 이미지와 함께 너무나 개인 중심에 맞추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 이야기는 우리에게 이런 이미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함을 보여 주고 있다. 워싱턴대학교의 키스 소여(Keith Sawyer)교수가 쓴 “그룹 지니어스”(Group Genius)라는 책에서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의 비행기 발명의 비밀을 소개해준다. 1903년 12월 17일 노스캐롤라이나의 해변에서 다섯명의 안전요원과 함께 라이트 형제 중에 오벌 라이트(Orville Wright)가 12마력의 엔진이 장착된 비행기를 타고 12초 동안 30미터를 날아 올랐다. 거기에는 기자도 없었고, 그 흔한 구경꾼도 없었다. 단지 다섯 명의 안전 요원들이 그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을 뿐이었다. 그만큼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이들 라이트 형제에 의해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도대체 유명한 과학자나 엔지니어도 아니었고 고작 작은 자전거 수리가게의 무명에 가까운 이 수리공들이 오랫동안 인류가 꿈꾸어 왔던 날고자 하는 드림을 이룰수 있었던 것일까? 그 대답을 키스 소여는 윌버 라이트(Willbur Wright)의 말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어릴 때부터 우리 형제는 함께 생활하고, 함께 놀고, 함께 일했으며, 무엇보다도 함께 생각했다. 장난감도 항상 우리 두 사람의 공동소유였다. 우리는 서로의 생각과 열정까지 공유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이루어낸 모든 것은 대화와 제안, 그리고 토론의 결과물이었다.” 바로 핵심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심리학자 키스 소여는 이들의 혁신적인 창의성이 구현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그룹 지니어스’, 즉 공동체적 창의성이 발현된 결과라고 말한다.
현대 사회에서 그렇다면 공동체의 힘이 가장 구체화된 예는 무엇일까? 공동체가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공간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위키피디아’(Wikipedia, 이하 위키백과)라는 인터넷 백과사전이다. 이 위키백과는 1786년에 스코틀랜드에서 출간되어 4,000여명의 다양한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에 의해서 축적된 지식과 글들을 모아 15판, 32권에 걸쳐 출판을 해왔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Encyclopedia Britannica)의 아성을 짧은 시간에 무너뜨리고 말았다. 이 위키백과는 수많은 네티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백과사전인데 누구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으면 정보를 올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위키백과는 소수 몇몇의 지식인들에 의해서 구성되고 점령되었던 지식정보 세계를 다양한 사람, 일반인들에게 돌린 공동체적 창의성의 집적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라이트 형제나 위키백과에 참여한 네티즌 모두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협력적으로 일을 해나갈 때에 그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들의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이 하는 사람들의 힘, 그 힘들이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는 것이다. 창의성의 근원을 너무나 개인에게 한정시켜 가두어 놓으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을 잃어 버리게 된다. 공동체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개인은 사실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공동체의 중요성을 알게 될 것이다.
'신문컬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기가 아니라 ‘창조적인 파괴’일 따름이다!" (0) | 2010.01.11 |
---|---|
"우리가 정말 알아 할 것들은…" (0) | 2010.01.11 |
"이민 2세대, 한글 교육의 시급성" (0) | 2010.01.11 |
"영성의 시대, 바른 영성적 가치관을 위하여" (0) | 2010.01.11 |
“가장 창의적인 리더쉽, 섬김의 리더쉽” (0) | 2010.01.11 |